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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휘관이 결정을 내리고 공표할 때까지 하급자는 (자기 의견이 상급자와 다를지라도) 솔직하고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지휘관이 일단 결정을 내리면 하급자는 자신의 결정인 양 지지하고 따라야 한다."
미 해병대의 군사 전략서(Warfighting: United Marine Corps)에 기재된 의사결정 규칙이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거나 성장을 구가하여 타 회사의 모범이 되는 기업 역시 효과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결정을 내리는 규칙은 물론, 결정을 내린 후 이를 지키고 실행하는 원칙도 분명히 세운다.
#2.
컨설팅 역시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이슈를 규명할 때, 대안을 만들어 낼 때, 해결방안을 선택할 때도 결정의 순간을 마주한다.
의사결정에는 반대가 따르기 마련이다.
오랜 기간 회사 내부적으로 수차례 컨설팅 추진을 논의하고 CEO 승인을 받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제안 발표장에서도,
가정이 틀렸다. 최종 결과물 이미지가 모호하다. 경험상 다른 문제가 더 중요하다.
지금 이런 주제를 추진 하는 것이 맞지 않다. 등의 이유로 컨설팅 추진을 머뭇거린다.
더 심한 경우는, 6개월간 고민하고 실행계획까지 수립한 컨설팅 결과물을 최종 보고하는 자리에서
논리가 부족하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더 많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실행 시기를 뒤로 미룬다.
마치 영화평론가 같다.
뭔가 잘못되었거나 잘못되어 간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스스로 프로젝트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잘못이라는 사실만 지적할 뿐 자신이 지적한 결함을 어떻게 고치자는 건설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지는 않는다.
#3.
이러한 반대는 최종 의사결정자인 리더가 허용하는 한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러 선을 명확히 긋는 용기와 책임이 리더에게 필요하다.
미 해병대는 반대의 패턴을 끊어내는 방법으로 리더의 용단, 그에 따른 준수를 내세운다.
그들은 일단 결정을 내리면 그대로 준수한다.
준수와 동의는 다르다.
결정을 준수한다는 것은 결정에 동의하든 안 하든 정해진 행동을 따르며,
반대 이유를 찾고 극복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4.
잘 나가는 기업은 바로 명확한 원칙 수립과, 원칙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지칠 정도로 치열한 고민이 이루어지지만, 일단 하기로 결정되면 실행의 속도에 초점을 맞춘다.
뒤를 돌아보고 검토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쓰지 않는다.
심지어 컨설팅이 채 마무리되기 전인 중간단계에서 결정된 방향성에 따라 추진 조직을 구성하고 역할을 부여하며 운영을 위한 IT 시스템 구축한다.
물론 결정한 계획을 실행하다보면 방향성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장애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행은 모든 것이 완벽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실행이다.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은 '완벽은 발전의 적이다.'라는 말로 실행의 속도를 강조한다.
90%까지는 3시간 걸릴 일이 100%까지 가려면 6시간이 걸리니,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많은 시간을 허비해 발전 기회와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는 말이다.
(* '현대카드 이야기', 이지훈, 2012)
일본의 화장품회사인 시세이도의 마에다 신조 전 사장은 60% 즉결주의를 강조했다.
성공확률이 60%인 일이 있으면 40%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바로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다.
그는 "상품을 파는 것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100%의 안전성을 추구한다면 상품을 팔 기회를 놓치기 된다.
따라서 60%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망설이다 않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한다.
#5.
많은 이들이 강조하듯 계획수립 보다는 실행이 중요한 시기이다.
결정 없이 이어지는 논쟁은 소모적이다.
이런 패턴은 '모두가 동의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념에서 기인하다.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모두가 만족하고, 성과 이미지가 선명하게 그려지는 솔루션은 불확실성으로 가늑찬 지금의 경영환경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정해진 결정을 인정하고 그 솔루션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다.
추진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하여 개선해 나가는 편이 소모적인 논쟁보다 낫다.
질서정연한 계획을 만들기 보다 혼란스러운 행동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책임이 리더에게 필요한다.
혼란스러운 행동을 정리해 나가는 작업이 진정한 실행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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