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돈 없는 손님이 맛있고 귀한 한우 먹겠다고 합니다. 우선 먹는 걸 결정하기 전에 고기 품질과 맛에 대해 판단을 하고 싶다는군요. 어디에서 도축하고 어떤 유통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해 합니다. 부위 설명도 듣고 싶어하고 해당 고깃집만의 특화된 조리방식과 프로세스도 알려달라고 합니다. 주인장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성스레 준비해서 고객에게 알려줍니다. #2. 전달 사항을 다 검토한 고객은 쪽지 한장을 남기고 떠납니다. "가족과 협의한 결과 귀 식당의 고기품질관리역량, 유통관리역량, 조리방식 등 전문성이 대단히 우수하여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나, 우리 가족이 예상한 비용 차원에서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귀 식당 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었으나, 향후 좋은 기회로 다시 찾아 뵐 ..
#1 국내 잘 나가는 그룹 계열사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에게 컨설팅 중이다. 컨설팅 주제도 만만치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피곤한 건 출퇴근이다. 이 회사는 서울 동쪽 가장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하철 종착역까지가서 버스로 환승하기에 시간이 꽤 소요된다. 시간을 벌어보고자 회사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셔틀 탑승 시간은 6시 50분, 회사 도착시간은 7시 10분 남짓이다. 도착해서 피곤함을 가누다보면 회사 앞에서 재밌는 풍경이 펼쳐진다. 보안 요원들이 야광봉과 호루라기를 불며 들락날락하는 버스를 안내하고, 도착한 버스에서는 아침잠이 모자란 직원들이 쏟아져 나온다. 고속버스터미널을 방불케 한다. 이렇게 많은 직원이 근무하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많은 버스를 운행하는 것도 신기..
#1. 피터블록의 '완벽한 컨설팅(Flawless Consulting)'은 컨설턴트의 바이블로 꼽힌다. 이 책은 컨설팅에서 필요한 논리적 사고나 글쓰기, 사용할만한 프레임웍 등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컨설팅 매 단계별로 컨설턴트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태도 등을 강조하다. #2. 그는 컨설팅이 모호하고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컨설팅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차원에 집중하면 되며, 고객을 대할 때 스스로에게 다음 두 가지를 질문하라고 요구한다. - 고객에게 진정성을 갖고 대하는가? - 현재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을 모두 완수했는가 #3. 사실 어떤 순간에도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을 대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컨설팅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마..
#1. 세계적인 명 축구감독으로 꼽히는첼시의 무리뉴은 말한다. "(수치로 표현되는) 점유율은 의미 있지만, 그 구분 자체가 경기 내용을 말해주진 않는다' 2002년 한국을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등크 감독 역시 "수비를 4명 세웠는가?, 3명 세웠는가 보다 어떻게, 어디로, 어느 타이밍에 누구와 움직였는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2 4-4-2가 형태일 뿐 전술이 아니듯 축구에서 숫자는 이해의 도구일 뿐 전부를 설명하진 못한다. 진정한 축구는 숫자 밖에 있다.
컨설턴트에게 고객을 만나는 일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첫 대면은 더욱 그러하다.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고객을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지 충고해 주지만 어떤 질문과 논의가 이루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충고에 따른 행동과 말은 하는 것은 매은 힘든 일이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대화의 기술, 호감을 줄 수 있는 말과 제츠쳐, 미리 준비된 자료 등이 물론 도움이 될 순 있지만, 다양한 기술 보다는 한가지에 집중하는 편이 마음이 홀가분할 수 있다. 그 한가지는 바로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간혹 컨설팅을 접근할 때 컨설사의 강점과 경험에 대해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고객은 시큰둥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객은 자신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어하지 컨설..
얼마 전 '수퍼스타K5'가 막을 내렸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전 시즌에 비해 관심과 시청율에서 '쪽박'인 시즌이었다. 첫 회에는 몇몇 화재 출연자를 소개하며 시청률 4.9%로 순항하는 듯하더니 마지막 회 시청률은 1.8%로 곤두박질쳤다. 전 시즌의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공중파 프로그램을 위협하던 모습은 온대간데 없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의 주역이 몰락한 사건은 상당히 상징적이다. 경쟁 프로그램 'K팝스타'의 성패에 귀추가 주목되었다. 슈퍼스타K5 종영 일주일 후 K팝스타 시즌3의 막이 올랐다. 10% 초반대 시청률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매회 화제의 출연자들이 여럿 나오면서 인기몰이를 한다. 두 프로그램의 희비가 엇갈린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출연자들의 실력 차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원인은 단..
#1. 손자는 승부를 미리 알 수 있는 7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임금은 어느 쪽이 훌륭한가, 장수는 누가 유능한가, 기상과 지리는 어느 쪽에 유리한가, 법령은 어느 쪽이 잘 지켜지나, 어느 족 진영이 더 잘 단결돼 있나, 병사들은 어느 쪽이 더 잘 훈련돼 있나, 상벌은 어느 쪽이 분명한가,' 언뜻 보면 당연한 기준을 나열한 것 같지만, 흔히 승부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병력 수, 화력, 경제력 비교가 빠져 있다. 병력이나 장비, 경재력 열세는 극복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2. 이 기준을 토대로 치열한 경쟁속에 있는 기업의 승부를 간단하게 예측해 볼 수 있지 않을까? CEO는 어느 쪽이 훌륭한가, 임원과 팀장은 누가 유능한가, 경영환경과 시장환경은 어느 쪽이 유리한가, 회사의 규율은 어느 쪽이 ..
#1. 컨설팅을 하다 보면 프로젝트 초반부터 밤 늦도록 야근하는 경우를 본다 야근을 프로젝트가 건강하다는 증거로 여기는 현상도 발견된다. 특히 고객사의 관리자는 프로젝트 팀이 야근하는 모습에 흐뭇해하기까지 한다. 자신이 영감과 동기를 불어넣은 결과라고, 모두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겠다는 결의에 차 있는 증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실상은 딴판으로 암울할지 모른다. 프로젝트 초반에 보이는 꾸준한 야근은 프로젝트팀이 공포에 빠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 #2. 일정을 맞추리란 확신이 없는 경우나 기대한 결과를 낼 수 없는 경우 야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프로젝트 기간 내내 전력으로 달리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초반 질주는 오히려 프로젝트에 해가 되곤 한다. 정말로 전략질주가 필요할 때 지쳐 쓰러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