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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PoV

달라고만 하네요

joosoo 2015. 10. 22. 14:11

#1.

사업구조 개편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기업에서 도움을 요청해 왔다.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지주회사에서 소속으로,

이 조직은 회장님을 직속에서 보좌하며 지주회사 차원에서 전체 사업법인을 Lead, Help, Check한는 기능을 수행한다.

쉽게 얘기하자면 삼성의 미래전략실과 같은 조직이다.

사업구조 개편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혁신과제를 발굴해야 하는 어떤 과제를 추진해야 할지 도움을 달라고 했다.
말이 도움이지 자신은 하나의 인풋도 없이 다 내놓으라는데, 옆에 있던 팀장이 민망했던지 '우리도 고민을 더 해보고 정보를 좀 드려야지'라며 말 끝을 흐렸다.
어떻게 이런 사고와과 업무 방식을 지닌 사람이 지주회사 컨트롤 타워에서 근무하는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의아했다.

 

#2.

물론 1년 전에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내부 사정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는 있지만,

당시의 컨설팅 내용은 인사운영에 대한 내용이 주 영역으로 지주회사 컨트롤 타워의 역할과 추진과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했다.

말인 즉슨 '컨설팅을 해 봤으니 우리 조직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 컨설팅 회사로써 우리 회사에 필요한 과제'에 대해 모두 리스트 업 해 주세요' 이다.

그래서 현재 직면한 이슈나 새로운 변화는 무엇인지 물어봤더니 무언가를 애기하는데 도통 딴 소리로 일관하며 잘 알테니 도움을 달란다.

회장님의 방향성, 지주회사의 초점인 테마가 무엇인지 알아야 적합한 과제에 대한 논의 해 볼 수 있다 하니, 일단 모든 과제를 리스트 업 해달란다.

모든지 다 추진 할꺼이니 다 달라고 하는데 그 이후 부터는 입을 닫고 무언가 알수 없는 중얼거림만을 들으며 그 자리를 서둘러 일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자리를 일어나서 엘레베이터 앞에서 마지막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사실 자신은 과제 추진 꺼리가 많은데 옆에 있는 팀장이 뭘 할지 몰라 자신이 도와 줄려 하는 거니 많은 협조를 부탁 한다는 것이다.
자기인식 수준이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로 치닫는 인물인 듯 하다.

후에 들어보니 프로젝트 기간에도 함께 논의하고 협업하는 것에 신경쓰기 보단 컨설턴트 쪼기와 보고서 포맷에 맞춰 쓰라고 열중한 인물이란 평이다.

그러니 자신의 말 처럼 프로젝트 결과물이 그리 실행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밖에 없지 않은가...

 

#3.

일을 하면서 느끼기도 하지만 최근에 실행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이 더욱 커지면서 결국 귀결점은 실행을 위해서는 하드 팩터가 아니라 소프트 팩터가 더 중요하다는 느낌이 강해진다.
사람이 실행력 인 것을. 무엇을 해야 할까 보다는 누가 하는가에 따라 실행은 좌우되는 시절이다.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고 지식의 수준이 높아지고 내트워크의 긴밀성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수립하는 계획의 질은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되는 기업과 안되는 기업의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래리보리쉬는 '실행에 집중하라' 라는 저서에서 명확하게 제시한다. 결국 실행력이고 그 핵심은 사람인 것을.
아직도 맞지 않은 계획. 새로운 계획의 부족이라 부르짓는다.

어찌되었건 요청한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주고 다시 미팅 일정을 잡고자 전화를 했더니, 본인 일이 바쁘다고 뒤로 미루잖다.

그렇게 급하다고 얘기할 때는 언제고...

그리곤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

도움을 요청할 때는 당장이라고 컨설팅을 할 것 같이 설레발과 허풍을 늘어놓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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